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브레멘의 숨은 명소 (슈노어 지구, 베저 강변과 슐라흐테 거리, 보타니카 브레멘)

by 양지지 2025. 3. 12.

브레멘 슈노어 지구 사진

 

 

독일 북부에 위치한 브레멘(Bremen)은 그림 형제의 동화 ‘브레멘 음악대’로 유명한 도시이지만, 그 외에도 역사적인 건축물과 아기자기한 골목길, 감성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명소들이 숨어 있습니다. 대도시 함부르크나 베를린과 비교하면 규모는 작지만, 오히려 그만큼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여유로운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브레멘은 한자 동맹 시대부터 이어져 온 오랜 역사와 북독일 특유의 감성을 간직한 도시입니다. 구시가지 곳곳에는 중세의 흔적이 남아 있으며, 강변을 따라 걷다 보면 운치 있는 분위기에 흠뻑 빠지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브레멘에서 비교적 덜 알려졌지만, 꼭 한 번쯤 가볼 만한 숨은 명소 세 곳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 슈노어 지구 – 중세 시대를 거니는 듯한 감성 골목

브레멘의 구시가지에서 조금만 걸으면, 마치 중세 시대에 멈춰 있는 듯한 분위기의 슈노어 지구(Schnoor Viertel)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슈노어(Schnoor)’는 독일어로 ‘끈’이라는 뜻인데, 이 지역의 좁은 골목길이 끈처럼 이어져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곳은 브레멘에서 가장 오래된 지역 중 하나로, 15세기부터 17세기 사이에 지어진 작은 집들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붉은 벽돌과 반목조 스타일의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으며, 좁은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아기자기한 카페와 기념품 가게, 예술적인 분위기가 가득한 갤러리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슈노어 지구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그 동화 같은 분위기입니다. 도시의 중심부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한적한 편이라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기에 좋습니다. 거리 곳곳에는 개성 넘치는 작은 상점들이 자리 잡고 있는데, 핸드메이드 장신구나 독일 전통 장식품 등을 판매하는 곳이 많아 기념품을 사기에도 좋은 장소입니다. 특히, 이 지역에는 북독일 특유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작은 카페들이 많습니다. 슈노어 지구의 유명한 카페 중 하나인 ‘Teestübchen im Schnoor’는 다양한 종류의 차와 홈메이드 케이크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여유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또한, 슈노어 지구는 저녁이 되면 더욱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가로등 불빛이 골목길을 은은하게 비추고, 조용한 거리에서는 오직 발소리만 들릴 정도로 한적한 분위기가 연출됩니다. 연인과 함께라면 더없이 로맨틱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이며, 사진을 찍기에도 완벽한 곳입니다. 슈노어 지구는 브레멘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마르크트 광장과도 가까운 거리에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습니다. 북독일의 중세 감성을 그대로 간직한 이곳에서 느릿느릿 걸으며, 골목길 곳곳에 숨어 있는 작은 보석 같은 장소들을 발견해 보시길 바랍니다.


2. 베저 강변과 슐라흐테 거리 – 여유로운 강변 산책과 현지 맥주

브레멘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는 바로 베저 강(Weser River)입니다. 브레멘은 이 강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으며, 강변을 따라 걷다 보면 도시의 역사와 현대적인 감성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베저 강변을 따라 형성된 슐라흐테(Schlachte) 거리는 현지인들에게도 사랑받는 명소입니다. 이곳은 과거 한자 동맹 시대에 무역항으로 사용되었던 곳으로, 현재는 강변을 따라 레스토랑, 바, 맥주 가든(Biergarten)이 줄지어 있는 브레멘 최고의 야외 휴식 공간으로 변모했습니다. 슐라흐테 거리에서의 가장 큰 즐거움은 바로 현지 맥주와 함께하는 여유로운 시간입니다. 북독일의 대표적인 맥주 브랜드인 ‘벡스(Beck’s)’ 가 브레멘에서 탄생했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신선한 생맥주를 마실 수 있는 곳이 많습니다. 특히, 강변의 야외 테이블에 앉아 시원한 맥주 한잔과 독일식 소시지, 슈니첼을 즐기면 그야말로 여행의 피로가 사라지는 기분이 듭니다. 낮에는 자전거를 타거나 강변을 따라 산책하는 사람들로 활기찬 분위기를 자아내고, 저녁이 되면 강 위를 비추는 조명이 어우러지며 한층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여름철에는 라이브 음악 공연과 길거리 퍼포먼스도 종종 열려, 현지 문화를 가까이서 체험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조금 더 특별한 경험을 원한다면, 베저 강에서 운행하는 유람선 투어를 이용해 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강 위에서 바라보는 브레멘의 모습은 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으며, 특히 석양이 질 무렵에는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3. 보타니카 브레멘 – 자연 속에서 힐링하는 시간

여행을 하다 보면 가끔은 도시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조용한 자연 속에서 힐링하고 싶은 순간이 찾아옵니다. 브레멘에서는 그럴 때 방문하기 좋은 곳이 바로 보타니카 브레멘(Botanika Bremen)입니다. 이곳은 브레멘 시민들에게도 사랑받는 대형 식물원으로, 다양한 기후대의 식물과 이국적인 정원이 조성되어 있는 자연 속 힐링 공간입니다. 보타니카 브레멘은 브레멘의 대표적인 공원인 리노르덴(Rhododendron-Park Bremen) 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단순한 식물원이 아니라 자연과 문화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공원의 전체 규모는 약 46헥타르(축구장 60개 크기)에 달하며, 그중에서도 보타니카는 온실과 테마 정원으로 이루어진 주요 전시 공간으로 운영됩니다. 이곳에서는 전 세계 각지의 다양한 식물을 만나볼 수 있으며, 각 나라의 식물과 정원 문화를 그대로 재현해 놓아 마치 한 곳에서 여러 나라를 여행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보타니카 브레멘의 가장 큰 매력은 테마별로 구성된 정원입니다.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다양한 기후대의 식물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으며, 정원을 따라 걷다 보면 동남아시아, 히말라야, 일본 등 여러 나라의 식물과 조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히말라야 정원은 마치 네팔이나 티베트의 고산지대에 온 듯한 느낌을 주는 곳입니다. 이곳에는 히말라야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푸른 양귀비(Himalayan Blue Poppy)가 가장 유명합니다. 푸른빛을 띠는 아름다운 꽃으로, 히말라야의 고산지대에서만 피어나는 희귀종입니다. 이곳에서는 또한 작은 폭포와 자연석이 어우러진 전통적인 히말라야 스타일의 정원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일본 정원은 보타니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구역 중 하나입니다. 일본 전통 정원의 특징인 잉어 연못과 조용한 다리, 정성스럽게 손질된 소나무와 벚나무 등이 배치되어 있어 평온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특히, 벚꽃이 피는 봄철에는 이곳이 브레멘 시민들에게 벚꽃놀이 명소로도 유명합니다. 일본 정원에서는 일본 전통 다도 체험(Tea Ceremony) 도 할 수 있습니다. 일정 기간 동안 운영되는 이 프로그램은 일본식 차 문화와 다도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일본 다도를 체험하면서 차를 음미하는 시간은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조용한 여유를 느끼기에 딱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보타니카의 가장 이색적인 공간 중 하나는 바로 열대우림 존입니다. 이곳에 들어서면 마치 동남아시아나 아마존 밀림 속으로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듭니다. 습도가 높은 온실 내부에는 거대한 야자수와 다양한 열대식물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으며, 곳곳에서 새소리와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려 자연 속에 있는 듯한 생생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곳에서는 열대우림에서만 자라는 희귀 식물들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으며, 코코아나무, 바닐라 난초, 파파야 나무 등 열대 과일나무들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작은 폭포와 개울이 조성되어 있어 자연 속을 걷는 듯한 느낌을 주며, 중간중간 벤치가 있어 잠시 쉬어가며 분위기를 만끽할 수도 있습니다. 이곳은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의 식물과 조경을 재현한 공간입니다. 대나무 숲이 우거진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작은 사원 모형과 불상이 배치되어 있어 마치 동남아의 사원 정원을 방문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정원에서는 때때로 동남아시아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특별 전시도 열립니다. 예를 들어, 태국식 꽃꽂이 체험이나, 인도네시아 전통 음악 공연 등이 열리며,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